ETF 기초 이해

ETF가 분산투자라고 해도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2026년 06월 10일  ·  jaedeok.myung@gmail.com

ETF가 분산투자라고 해도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대표 이미지

2020년 3월, 코로나 충격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한 달 만에 30% 넘게 빠졌습니다. S&P500 ETF를 들고 있던 사람도, 나스닥 ETF를 들고 있던 사람도, 배당 ETF를 들고 있던 사람도 모두 같이 빠졌습니다. ETF가 수백 개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었는데도 손실은 피하지 못했습니다.

ETF를 처음 공부할 때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 “분산투자라서 안전하다”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확한 말도 아닙니다. 분산이 줄여주는 위험이 있고, 분산으로도 줄일 수 없는 위험이 따로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않으면 ETF를 산 뒤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당황하게 됩니다.

분산이 줄여주는 위험: 개별 종목 위험

특정 기업 하나의 주식만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기업이 대규모 사기 사건에 연루되거나, 핵심 제품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갑자기 파산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습니다.

ETF는 수십 개에서 수천 개의 종목을 동시에 담습니다. 그 중 한 기업이 무너져도 ETF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 기업의 비중만큼만입니다. 500개 종목을 담은 ETF에서 한 종목이 50% 빠져도, 그 종목의 비중이 0.5%라면 ETF 전체에는 0.25%의 영향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분산이 줄여주는 위험입니다. 개별 기업의 특수한 상황에서 오는 위험을 낮춰줍니다.

분산으로 줄일 수 없는 위험: 시장 전체 위험

시장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위험은 분산으로 줄이기 어렵습니다. 이를 ‘시장 위험’ 또는 ‘체계적 위험’이라고 합니다.

금리가 급격히 오를 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때, 금융위기가 터질 때는 대부분의 주식이 함께 내립니다. S&P500 ETF 안에 500개 종목이 들어 있어도, 그 500개가 모두 함께 빠지는 상황이 옵니다. ETF가 아무리 많은 종목을 담아도, 담긴 종목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분산 효과가 크게 줄어듭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S&P500은 고점 대비 약 57% 하락했습니다. 수백 개 종목에 분산투자한 ETF였지만 절반 이상의 손실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시장 위험입니다.

ETF 종류에 따라 위험의 성격이 다릅니다

모든 ETF가 같은 수준의 위험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담고 있는 자산과 구조에 따라 위험의 종류와 크기가 달라집니다.

주식형 ETF는 주식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따라갑니다. 나스닥100 ETF처럼 기술주 비중이 높은 ETF는 기술주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채권 ETF는 주식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서, 주식 ETF와 함께 보유하면 전체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는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 움직임의 두 배, 세 배를 추구하기 때문에 위험도 그만큼 커집니다. 단순히 두 배 수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하락할 때도 두 배로 빠집니다. 장기 보유 시 구조적인 손실이 누적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구체적인 위험은 [33번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분산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

ETF 분산투자의 한계를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한계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자산 종류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입니다. 주식 ETF만 보유하는 것보다 채권 ETF, 또는 다른 자산군을 함께 보유하면 시장 충격이 왔을 때 전체 손실 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은 항상 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시기가 많았습니다.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입니다. 시장 전체가 빠지는 위험은 단기에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긴 기간을 두고 보면 시장은 대체로 회복해왔습니다. 단기 변동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는 기간이 뒷받침될 때 분산투자의 효과가 온전히 발휘됩니다.

여러 ETF를 함께 담을 때 종목이 겹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분산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같은 종목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37번 글]에서 구체적인 사례로 다룹니다.

ETF는 위험을 없애는 도구가 아닙니다

ETF가 분산투자 효과를 주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위험을 없애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개별 종목보다 위험이 낮아질 수 있지만, 시장 전체의 위험까지 제거되는 것은 아닙니다.

ETF의 기본 구조를 처음 공부하는 단계라면 [9번 글]을 먼저 읽어두시면 이 글의 내용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위험을 이해하는 것이 투자를 포기하는 이유가 아닙니다. 오를 때 얼마나 오를 수 있는지와 내릴 때 얼마나 내릴 수 있는지를 함께 알고 시작하는 것이 버티는 힘을 만들어줍니다. 오늘 하나만 확인한다면, 지금 관심 있는 ETF가 2020년 3월 하락장에서 얼마나 빠졌는지 운용사 홈페이지의 과거 수익률 차트에서 찾아보십시오. 그 숫자가 이 ETF와 함께 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기준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참고 자료이며, 개인 상황에 대한 전문 상담이나 공식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결정이나 신청 전에는 관련 공식 안내, 최신 공지, 전문가 상담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