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앱에서 해외주식 탭을 처음 눌렀을 때 바로 막히는 화면이 있습니다. ‘외화증권 계좌’, ‘종합매매계좌’, ‘환전가능금액’, ‘예수금’. 국내 주식 거래 경험이 있어도 이 화면은 낯섭니다. 용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계좌 개설 자체는 5분이면 됩니다. 그런데 그 5분이 자꾸 미뤄지는 이유는 화면에 나오는 단어들이 무슨 뜻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뜻을 알고 나면 화면이 다르게 보입니다.
계좌 종류부터 구분해두기
국내 주식을 거래하는 계좌와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계좌는 같은 증권사라도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거래를 하려면 ‘해외주식 서비스 신청’ 또는 ‘외화증권 계좌 개설’ 절차가 별도로 필요합니다.
이미 국내 주식 계좌가 있다면 같은 앱 안에서 해외주식 서비스만 추가로 신청하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증권사마다 방식이 다르므로 각 증권사의 공식 안내 페이지나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계좌 개설 화면에서 자주 나오는 용어
예수금
계좌에 입금은 됐지만 아직 주식이나 ETF를 사지 않은 상태의 현금입니다. 원화 예수금과 달러 예수금이 따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면 원화 예수금이 줄고 달러 예수금이 늘어납니다.
외화증권 계좌
달러, 엔화, 유로 등 외국 통화로 거래되는 주식이나 ETF를 담는 계좌입니다. 미국 ETF를 사려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이 계좌에서 거래합니다. 증권사에 따라 ‘해외주식 계좌’, ‘글로벌 계좌’ 등 이름이 다를 수 있습니다.
환전가능금액
현재 원화 예수금 중 달러로 환전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전날 입금한 금액이 다음 날 환전 가능해지는 경우도 있어서, 입금하자마자 환전이 안 된다고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권사 공지에서 입금 후 환전 가능 시점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매수가능금액
달러 예수금 중 실제로 ETF나 주식을 살 수 있는 금액입니다. 환전 완료 후에도 매수가능금액과 달러 예수금이 다르게 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수수료나 증거금 여유분이 자동으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주문 화면에서 나오는 용어
지정가 주문
내가 원하는 가격을 직접 입력해서 주문하는 방식입니다. 입력한 가격이 되어야만 체결됩니다.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지 않으면 주문이 그냥 남아 있거나, 장 마감 시 자동 취소됩니다.
시장가 주문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즉시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빠르게 살 수 있지만 내가 예상한 것보다 조금 높거나 낮은 가격에 체결될 수 있습니다. 거래량이 많은 ETF라면 시장가와 실제 체결가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체결
주문이 실제 거래로 완료된 상태입니다. 주문을 넣었다고 바로 체결되는 게 아닙니다. 지정가 주문은 해당 가격에 팔려는 사람이 있어야 체결됩니다.
미체결
주문은 넣었지만 아직 거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국 장이 열려 있는 시간에만 체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국 낮 시간에 넣은 주문은 미국 장이 열리는 밤까지 미체결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도가능수량
보유 중인 ETF나 주식 중 지금 팔 수 있는 수량입니다. 매수 후 결제가 완료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미국 주식은 보통 매수 후 2거래일 뒤 결제 완료), 산 날 바로 팔 수 있는 수량과 그렇지 않은 수량이 구분되어 표시될 수 있습니다.
수익 화면에서 헷갈리는 용어
처음 계좌를 개설하고 나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화면이 수익 현황입니다. 같은 ETF인데 ‘평가손익’과 ‘실현손익’이 따로 표시되고, 여기에 환율까지 반영되면 숫자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환산손익은 단순히 ETF 가격만이 아니라 환율 변동이 함께 반영됩니다. 환율이 수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3번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수수료 항목도 미리 알아두기
계좌 개설 단계에서 수수료 구조를 다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해외주식 거래에는 국내 주식과 다른 비용 항목이 있다는 것만 기억해두십시오. 매매 수수료 외에 ETF 자체에 포함된 운용보수, 그리고 세금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수수료와 세금을 확인하는 순서는 [5번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미국 ETF를 시작하기 전 전체 점검 항목이 필요하다면 [1번 글]을 먼저 읽어두시면 흐름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용어를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소개한 용어들을 모두 암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 계좌를 만들고 거래를 시작하면서 화면을 직접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집니다. 다만 ‘예수금’, ‘환전가능금액’, ‘미체결’처럼 계좌를 처음 쓸 때 바로 마주치는 단어들만 이해하고 있어도, 첫 거래에서 당황하는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오늘 할 일이 있다면 하나입니다. 지금 쓰는 증권사 앱에서 ‘해외주식’ 탭을 한 번 눌러보고, 어떤 단어에서 멈추는지 확인해두십시오. 그 단어가 다음에 찾아볼 것입니다.
